런던 역사의 흔적, 런던탑
이 런던탑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1078년 노르만족 출신의 정복왕 윌리엄 1세가 앵글로색슨 족을 제압하고 잉글랜드를 만든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목조 건물 일변도인 런던 한복판에 웅장하고 육중한 모습의 런던탑,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피지배층을 위협하는데 충분했을 겁니다. 템즈강 하류를 통해 침입하는 바이킹 족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요새로써, 또는 성의 기능부터 시작하여 이후 왕들에 의해 증, 개축을 거치면서 궁전, 감옥, 처형장, 병기고, 조폐국, 쥬얼 하우스 등 다양하게 이용되었고, 현재는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영국의 왕관과 거기에 박힌 보석들을 전시하고 있어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 계속해서 성과 성벽의 규모를 키웠고, 성 중앙의 방어를 위해 그 주위로 작은 타워들을 지었는데, 그중 화이트 타워를 중심으로 방어벽을 이중으로 쌓아 올렸습니다. 안쪽의 성벽(Inner ward)은 모두 13개의 작은 타워들을, 그리고 바깥쪽의 성벽은 템즈강을 마주하고 있는 6개의 타워들을 보호하고 있으며 북동쪽과 남서쪽 코너에 각각 요새가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적들의 움직임을 살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런던 타워에 얽힌 이야기들을 알고 있는 멋진 유니폼의 파수병(Yeoman Warders)이 진행하는 무료 가이드 투어에 참가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타워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으로 아래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1. 화이트 타워(The white tower)
정확한 착공연도는 알 수 없지만 런던 타워에서 가장 오래된 탑입니다. 왕실이 거주했던 곳으로 높이가 28m, 외벽의 두께만 5m에 달하는 굉장히 견고한 건축물입니다. 현재는 헨리 8세의 갑옷과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헨리 8세의 두 번째 아내 앤 불린이 이 곳에 갇혀 있다 참수당했고, 그녀의 딸 엘리자베스 1세 여왕도 22살 때 이복 언니 메리 1세에 의해 반역죄로 수감되기도 했지만 어머니와는 달리 살아남아 대영 제국의 기틀을 마련하게 됩니다.
헨리 8세의 5번째 부인 캐서린 하워드도 이곳에 갇혔다 참수 당했습니다. 이렇듯 왕실의 성이었지만 유명 인사들이 갇혀 온갖 고초를 겪은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영국 역사에서 치열한 권력 투쟁의 상징이자 그 중심이 되었던 곳입니다. 이 화이트 타워에 갇힌 최초의 인물은 더럼의 주교 나널프 플람바드로 1100년 헨리 1세에 의해 투옥되었습니다. 유토피아로 잘 알려진 토머스 모어도 1534년 왕위계승법에 반대하다 투옥 후 참수당했습니다. 그 후 900여 년동안 수많은 인물들이 이곳에서 최후를 맞이했고 2차 세계대전 나치 전범 루돌프 헤스를 끝으로 정치범 수용소로써의 기능을 다했습니다. 이렇듯 피로 얼룩진 역사의 현장이 지금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정되어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2. 블러디 타워(Bloody tower)
원래는 가든 타워라고 이름이 붙었던 장소인데 이 곳에서 일어난 여러 사람들의 투옥과 살인, 처형 등의 끔찍한 사건들 때문에 블러디 타워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여러가지 사건들 중에서도 가장 악명 높은 사건이 튜더 왕조 시대에 일어난 당시 12세의 애드워드 왕자와 그의 동생 리처드 왕자 살해 사건입니다.
이들은 애드워드 4세가 서거한 1483년 애드워드 왕자의 즉위식을 준비하기 위해 삼촌 리처드 공장의 보호 아래 생활하게 됐지만 리처드 공장 자신이 왕위를 물려 받아 리처드 3세로 즉위했고 두 왕자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죠. 이 사건에 리처드 공장이 연루되었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674년 화이트 타워 근처에서 두 왕자로 보이는 두 어린이의 유골이 발견됐고, 지금은 웨스터민스터 사원에 잠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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